작년에 9만원짜리로 1,071만원을 냈는데, 올해는 9만5천원으로 올라서 1,130만원을 냈습니다. 똑같이 119개월 추납인데 1년 사이에 약 60만원이 더 들어간 겁니다. 내년에는 10만원이 넘으니 또 100만원 가까이 추가 부담이 생기겠죠. 그래서 추납은 빨리 할수록 유리하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하지만 제가 정작 궁금했던 건 다른 부분이었습니다. 최저 금액으로 쭉 내는 게 정말 합리적인 선택인지, 아니면 좀 더 내고 나중에 더 받는 게 나은 건지 계산이 필요했습니다.

추납은 빨리 할수록 유리하다
국민연금 추납이란 과거에 납부하지 않았던 보험료를 나중에 소급해서 내는 제도입니다. 여기서 추납이란 이빨 빠진 기간을 메워서 가입 기간을 늘리고 나중에 받을 연금액을 높이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직장 가입자는 소득에 따라 보험료가 정해지지만, 소득이 없는 임의가입자는 최저 9만원에서 최고 26만9천원 사이에서 금액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올해 기준으로 9만5천원짜리로 119개월을 추납했습니다. 총 11,305,000원이 나왔죠. 작년에는 9만원이라서 10,710,000원이었는데, 1년 사이에 약 60만원 더 내야 했습니다. 내년에는 기준월소득이 또 오르니까 10만원 이상이 될 거고, 그럼 또 100만원 넘게 추가 부담입니다.
게다가 4월부터는 A값(전체 가입자 최근 3년 평균소득 월액)이 상향되어서 9만5천원보다 더 많은 돈을 내게 됩니다(출처: 국민연금공단). 물론 1~2천원 정도지만 119개월을 곱하면 그것도 무시 못 합니다. 이런 이유로 추납은 미루지 말고 빨리 하는 게 답입니다.
9만원 vs 26만9천원, 실제 연금액 차이는
그런데 여기서 제가 정작 고민했던 건 '얼마짜리로 내야 하는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은 적게 내고 오래 내는 게 가성비가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소득재분배 효과 때문에 9만원짜리가 원금 회수 기간도 짧고 효율적이긴 합니다.
구체적으로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 30개월을 추납한다고 가정했을 때:
- 9만원짜리: 총 270만원 납부 → 월 5만2천원 연금 증가 → 원금 회수 기간 약 4년 4개월
- 26만9천원짜리: 총 807만원 납부 → 월 8만원 연금 증가 → 원금 회수 기간 약 8년 4개월
9만원짜리가 가성비는 확실히 좋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연금은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복리로 오르기 때문에, 출발 시점의 연금액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나게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 물가상승률 3%를 적용하면, 65세에 5만2천원과 8만원이던 차이가 80세에는 8만1천원과 12만5천원 차이로 벌어집니다. 처음엔 2만8천원 차이였는데 80세엔 4만4천원 차이가 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80세 이후부터는 많이 내고 많이 받는 쪽이 훨씬 유리해집니다.
소득공제 효과까지 고려하면 달라진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게 소득공제 효과입니다. 현재 소득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추납 보험료 전액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세율(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정해지는 세율)이 24% 구간이라고 가정하면, 26만9천원짜리로 30개월 추납해서 807만원을 내면 세금에서만 194만원을 돌려받습니다.
반면 9만원짜리로 270만원을 내면 65만원만 돌려받죠. 차이가 129만원입니다. 즉 실제 부담액은 807만원에서 194만원을 뺀 613만원이고, 9만원짜리는 270만원에서 65만원을 뺀 205만원입니다. 이렇게 보면 26만9천원짜리가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특히 소득세율이 35% 구간인 고소득자라면 더 유리합니다:
- 807만원 납부 시 세금 절감: 약 282만원
- 실제 부담액: 525만원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보기 전까지는 9만원짜리가 무조건 답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소득공제 효과를 감안하면, 현재 소득이 있는 사람은 최대한 많이 내는 게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출처: 국세청).
임금피크제에 들어가기 전, 소득이 가장 높을 때 미리 당겨서 내면 소득공제 혜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당겨서 내면 금리만큼 보험료 할인도 해주니까 일석이조입니다.
저는 지금 소득이 있지만 119개월을 한 번에 내기엔 부담스러워서 최저 금액으로 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임의가입 보험료를 올려서 연금 덩치를 키워놓을 생각입니다. 가성비만 따지다가 정작 65세에 받는 연금이 50만원도 안 되면 그것도 아쉬우니까요. 본인의 상황에 맞게 판단하되, 소득공제 효과와 장기적인 연금액 증가를 함께 고려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