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많은 신혼부부들이 신혼집 선택에서 큰 고민에 빠집니다. 특히 최근에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아지면서 전세든 매매든 신축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요? 신혼집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수십 년의 경제적 삶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이 선택은 자산 형성의 골든타임을 활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됩니다.
신축 선호 현상과 그 함정
요즘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신축 선호 현상이 매우 강력합니다. 이는 매매뿐만 아니라 전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집을 사지 않더라도 전세로 얻을 경우 2플러스2, 즉 4년 정도는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내 집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거기에 한 번 더 연장하면 6년, 심지어 8년도 거주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생깁니다.
특히 아파트는 전세 사기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입니다. 웬만한 아파트는 전세가와 매매가가 많이 벌어져 있고 시세 차이도 크기 때문에 경매를 당해도 대부분 전세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작정하고 치는 사기가 아니라면 극히 안전한 편이죠. 이러한 안정성에 신축 아파트에서 산다는 만족감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신혼부부들이 신축 아파트 전세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서울의 집값이 비싸다 보니 출퇴근이 멀더라도 신도시로 나가서 신축에서 살겠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확실하게 신도시로 나가서 지옥철을 타고 다니더라도 주말에라도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논리입니다. 회색빛 신축 아파트에 조경이 잘 되어 있고,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모습,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커뮤니티 시설 등 막연하게 생각하는 신혼집의 이미지가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함정이 있습니다. 신축 아파트는 좋은 집일수록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집주인이 전세를 올려 달라고 요구해도 가구와 가전을 이 집 구조에 딱 맞춰 세팅해 놓았고, 살기 좋은 환경에 익숙해져서 이사를 가고 싶지 않게 됩니다. 결국 부담이 되는 금액으로 전세가 인상되어도 못 빠져나오고, 모자라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버티다가 보통 아이가 여섯 살, 일곱 살쯤 되면 더 이상 못 버티는 구간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때 현타가 세게 오는 것이죠. 사실 내가 그 수준이 아니었는데 무리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고정비 절감이 인생을 바꾸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결혼할 때 이성을 잃습니다. 결혼 한 달 전의 나와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의 나는 사실 똑같은 사람입니다. 연봉도 똑같고, 직업도 똑같고, 자산도 똑같습니다. 오히려 결혼식과 신혼여행 비용으로 자산은 마이너스가 됩니다. 나는 전혀 달라진 사람이 아닌데 마치 엄청난 능력자가 된 것처럼 기준이 높아지고 자산이 많은 사람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부모님 집에서 방 한 칸에 살던 사람도 결혼한다는 생각이 들면 갑자기 "어떻게 그렇게 좁은 집에서 살 수 있어? 최소 30평은 돼야 돼"라고 말합니다. 자취할 때 원룸에서 만족하며 살던 사람도 결혼할 때가 되면 "최소 아파트는 가야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합니다. 월급이 300만 원인데 200~300만 원짜리 일시불을 긁고, 명품 반지를 사고, 예물 시계를 사고, 샤넬 백을 삽니다. 카드사에 전화해서 한도를 일시적으로 늘려 달라고 하고, 그것도 모자라 카드를 하나 더 발급받습니다.
이런 비이성적인 소비는 신혼집을 얻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수를 할 때 가전은 LG가 좋은지 삼성이 좋은지 고민하고, 신제품으로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고 매장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충분히 좋은 가전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사하면서 처치 곤란해진 가전들이 정말 저렴하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5년 전, 7년 전, 10년 전 제품이라도 기능상 문제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결혼 혼수로 사는 건데 어떻게 중고를 사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내 연봉도 그대로고 자산도 그대로인 사람입니다. 원래 가전에 수백만 원 쓰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중고를 사고 남는 돈을 통장에 넣으면 나중에 새 것을 살 수 있습니다. 결혼은 고인 지점이 아니라 스타트 라인입니다. 많은 분들이 결혼식을 하고 나면 마치 2시간짜리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긴 드라마의 시즌1이 끝난 것일 뿐입니다. 시즌2가 이제 시작되는 것이죠.
신혼집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착각도 문제입니다. 첫 내 집이라는 느낌이 들어 감정 이입을 많이 하지만, 신혼집은 내 소유가 아닙니다. 그냥 잠깐 집을 빌린 것뿐입니다. 택시를 탄 것인데 마치 내 차인 것처럼 착각하면 안 됩니다. 남의 집을 잠깐 빌린 것인데 애착을 갖는 순간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신축급 아파트는 요즘 가전 구조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여기에 맞춰 가전을 구매하지만, 다음 집으로 이사 가면 안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정비 절감의 핵심은 월세든 전세든 주거비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눈을 조금 낮춰서 더 먼 곳을 가든, 더 작은 집을 가든, 더 낡은 집을 가든 최소한의 규모로 고정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혼 시절 25세에서 40세 사이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골든타임인데, 이때를 허망하게 보내면 나중에 답이 안 나오는 구간에 들어갑니다.
자산 형성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세요
결혼은 연애 생활의 연속이 아닙니다. 연애는 결혼 전에 하는 것이고, 결혼 생활은 현실과 노후를 준비하기 위한 공동체로서의 역할입니다. 많은 분들이 "우리는 결혼하고도 연애할 때처럼 살아요"라고 말하는데, 돈이 엄청 많거나 소득이 어마어마하게 높지 않은 이상 이런 태도는 위험합니다. 공동체로서 노후 대비를 위한 전략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삶이 아니라 소비를 하고 즐겁게만 살려고 하면, 결혼 후 긴 드라마의 뒷얘기들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실제 본 게임은 학부모 때부터입니다. 학부모라는 것은 아기가 아니라 어린이를 키울 때, 즉 초등학교 들어가기 직전부터 중고등학교를 키울 때입니다. 본격적으로 우리 애 아빠, 애 엄마로서의 가치관이 강해질 때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고 부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집니다. 딩크인 경우라도 50대 정도부터는 돈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부모님이 아프시거나 직장이 흔들흔들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언젠가 돈 문제가 생기는데, 그때부터가 본 게임입니다.
신혼 때 작고 낡고 싼 집에서 시작하면 원래 100까지 갈 수 있던 사람이 150까지, 잘되면 200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25세에서 40세 사이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골든타임인데, 이때가 생각보다 허망하게 날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해외여행 사진도 많고 즐거운 추억도 많지만 실제 경제적으로는 답이 안 나오는 구간에 들어갑니다. 문제는 여기가 일방통행이라는 것입니다. 한번 들어가기 시작하면 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14평짜리 월세로 신혼집을 시작한 경우 고생은 많이 했지만 자금을 많이 모을 수 있었고, 이를 투자하고 재투자하면서 경제적으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전세로 몇 천만 원이나 1억, 2억을 넣어놓고 차근차근 신혼을 즐기자는 식으로 살았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랐을 것입니다. 한 번뿐인 결혼이라 최소한은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남들 시선이 무서워서 불필요한 소비나 고정비 증가를 감수하는 것보다 아이의 시선이 더 무서울 수 있습니다.
내 아이가 경제적으로 힘들어하거나 고통받는 것은 내가 고통받는 것보다 열 배, 백 배는 더 힘든 일입니다. 남에게 조금 민망한 것은 잠시일 뿐이지만, 인생 드라마는 이제 시즌1입니다. 앞으로 이 드라마를 끌고 가려면 많은 난관이 있는데, 초반에 잘해 놓으면 나중에 정말 다른 이야기로 풀릴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 아니면 못 하는 것이고, 미리 대비하고 대처를 잘하면 남은 인생을 지금보다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젊어서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고생은 그때 하는 것이 맞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고생을 줄이려고 해야 하며, 젊어서 많이 놀면 고생 총량의 법칙에 의해 나중에 고생할 일이 많아집니다.
신혼집 선택은 단순히 몇 년 살 집을 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평생의 경제적 궤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입니다. 신축 선호 현상에 휩쓸려 과도한 고정비를 부담하기보다는, 작고 낡더라도 고정비를 절감하여 자산 형성의 골든타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결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그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생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LylWBE-bjn4 / 부읽남TV_내집마련부터건물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