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수급 지수가 20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평균이 100인 지표에서 이 정도면 시장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입니다. 저도 지금 전세 대출을 받아 살고 있는 임차인인데, 내년 계약 만료 시점이 두렵습니다.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해도 마땅한 전세 물건 자체가 씨가 말랐거든요.

월세 상승, 이제 막을 수 없는 현실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서울 평균 월세가 보증금 2억에 150만 원 수준인데, 서초구는 4억 6천에 260만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1년 전만 해도 210만 원이었으니 30% 가까이 오른 겁니다. 저도 집주인 입장에서 월세를 받고 있지만, 솔직히 전세보다 월세가 유리한 건 맞습니다. 보유세도 내야 하고, 전세금 떼일 위험도 없으니까요.
문제는 세입자 입장입니다. 제 경험상 전세 대출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어서, 지금처럼 대출 받아 전세 사는 사람들은 다음 계약 때 갈 곳이 없습니다. 월세로 전환하자니 목돈이 필요하고, 그렇다고 전세 물건을 찾자니 구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일부에서는 "월세가 오르는 건 시장 원리"라고 말하지만, 저는 이게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가 전세 사기 방지를 명분으로 임대 사업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비아파트 공급이 72%나 줄었습니다. 연립이나 다세대 같은 저렴한 주거 옵션이 사라지니, 남은 수요가 모두 아파트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연립 전세 찾는 사람은 거의 못 봤습니다. 다들 아파트만 알아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아파트 월세는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집주인들은 오히려 월세를 선호하게 됐습니다. 보증금 일부를 빼고 월세로 전환하면 매달 현금이 들어오니까요.
전세 소멸,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전세는 이제 '악의 축'으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 소급 적용 이야기도 나오고, 임대 사업자들은 6년 재전금지 규제에 묶여 있습니다. 저는 이런 규제들이 실제로 세입자를 보호하는지 의문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세입자 권리 강화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전세 시장을 죽이고 있거든요.
2+2+2 계약갱신청구권 연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렇게 하면 임차인이 오래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게 오히려 월세 전환을 가속화할 것 같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 6년, 9년씩 세입자를 붙들어둬야 한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월세로 내놓겠죠. 실제로 제가 아는 집주인분도 최근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습니다. "보증금 2억에서 1억 빼고 월 40만 원 받으면, 나중에 세금 낼 돈도 마련되고 리스크도 줄어든다"는 이유였습니다.
2027~2028년이면 계약갱신청구권을 다 쓴 세입자들이 대거 나올 시기입니다. 2023년 초 전세가 바닥 찍었을 때 계약한 사람들이죠. 이분들은 4년 동안 갱신권으로 버텼지만, 그 사이 시장 전세가는 50% 가까이 올랐습니다. 계약이 끝나고 나가려면 새 집을 구해야 하는데, 그때쯤이면 전세 물량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어 있을 겁니다. 임대 사업자들도 6년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나면 매물로 내놓을 테니, 전월세 시장은 더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 대책은 어떨까요. 정부는 6만 호 공급을 발표했지만, 착공 시점이 2028~2029년입니다. 지금 임기와는 무관한, 다음 정부를 위한 계획입니다. 단기 공급 대책은 재개발뿐인데,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나 5년 재전금지 같은 규제 때문에 사업이 멈춰 있는 곳이 많습니다. 중기 대책으로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공급이 필요한데, 임대 사업자를 계속 규제하는 상황에서 누가 지으려고 할까요. 수요가 없는 공급은 의미가 없다는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건설사가 집을 지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정부는 월세 상승에 대해서는 사실상 방치하는 것 같습니다. 역세권 청년주택이나 행복주택 같은 공공 임대는 여전히 공실이 많고, 월세 200~300만 원 내는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선택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현실을 너무 단순하게 본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만 봐도 월세 부담 때문에 집을 줄여서 이사 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집 없는 사람들에게 월세 상승은 단순히 몇 십만 원 차이가 아니라, 삶의 질 전체를 좌우하는 문제입니다.
저는 지금 상황에서 임차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두 가지밖에 없다고 봅니다. 어떻게든 집을 사거나, 아니면 공공지원 민간임대 같은 장기 임대 주택을 노리는 것입니다. 처음 경쟁률은 높지만, 중간에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아서 대기하면 들어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것도 운이 따라줘야 하는 일입니다. 전세는 이제 선택지에서 사라졌고, 월세는 계속 오르는데, 임차인들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습니다.
전월세 시장이 이렇게 무너진 건 단순히 공급 부족 때문만은 아닙니다. 정책이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면서 임대 사업자와 집주인들이 리스크를 회피하게 만든 결과입니다. 전세를 악으로 규정하고 없애려는 시도는, 결국 세입자들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저 같은 임차인 입장에서는 내년이 정말 걱정됩니다. 다른 곳으로 이사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금 집에 계속 살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니까요. 내집 마련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시대, 임차인들에게는 참 가혹한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