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전월세 시장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줄 몰랐습니다. 몇 년 전 이사를 알아봤을 때도 매물이 없어서 고생했지만, 2026년 들어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몇 천만원 단위로 오르던 전세가가 이제는 몇 억씩 뛰고 있고, 무엇보다 물량 자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는 정책들이 오히려 전월세 시장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세 매물이 사라지는 진짜 이유
제가 직접 임장을 다녀보니 전세 매물이 정말 없습니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놓지 않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서울 아파트는 집주인이 직접 입주해야 하기 때문에 세입자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 대출까지 규제되면서 신축에 전세로 들어가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전월세 상한제입니다. 2020년 이전에는 전세 계약이 2년이었지만, 이제는 2+2로 4년을 살 수 있게 되면서 이중 가격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갱신할 때는 5% 이내로만 올리니까 거의 안 오르지만, 4년이 딱 된 집들은 집주인이 한꺼번에 왕창 올립니다. 살던 세입자는 1억이 더 필요한데 다른 집은 더 올라가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집주인한테 8천만 원만 올려달라고 애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살던 사람들이 계속 머물러 있다 보니 매물 회전이 전혀 안 됩니다.
집주인들이 월세로 돌리는 이유
집주인 입장에서도 전세는 이제 매력이 없습니다. 제가 주변 집주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유세가 올라갈 것 같다는 불안감이 큽니다. 예전에는 전세금을 받아서 다른 집을 사는 식으로 주택수를 늘렸지만, 지금은 똘똘한 한 채 현상 때문에 그런 전략이 통하지 않습니다. 전세금을 받아도 활용할 방법이 없으니 차라리 월세로 돌려서 보유세 인상에 대비하는 게 낫다는 판단입니다.
실제로 2020년에 40% 정도였던 월세 비중이 지금은 60%를 넘었습니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인데, 이런 식으로 가다간 20년 뒤에는 정말 희소한 물건이 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 속도라면 전세 소멸은 시간문제입니다.
월세 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내야 할까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 시대로 가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은 우리나라 월세 주거 비용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전세 제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세가 소멸되면 월세는 올라갈 일만 남았습니다. 외국계 부동산 회사들이 이미 한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 시장이 커지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제 경험상 작년에 이사를 알아볼 때 집값이 너무 올라서 갈 수 있는 집의 상태가 지금 사는 집보다 안 좋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재계약을 연장했지만, 내년이 또 재계약인데 벌써 불안합니다. 월세로 전환되면 얼마나 더 올릴지 예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선진국 대부분이 높은 월세를 지불하는 현실을 보면, 우리도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5월 9일 이후 시장은 어떻게 될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5월 9일부터 시행됩니다. 양도세는 집을 팔 때 내는 세금인데,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는 최고 세율이 65%, 3주택 이상은 82.5%까지 올라갑니다. 10억을 남겼는데 8억을 세금으로 내고 2억만 가져가는 상황이면 누가 집을 팔겠습니까. 5월 9일 전에는 급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매물이 완전히 잠길 가능성이 큽니다.
입주 물량도 부족한데 매물까지 안 나오면 공급 절벽이 옵니다. 정부가 수요를 어떻게 조절할지는 다음 정책을 봐야 알겠지만, 지금 상황만 보면 전월세 시장은 더 불안해질 것 같습니다. 서울이 터닝 포인트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움직일 텐데, 4월 중순까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감안해서 금매물이 나오면서 하향 안정될 수도 있습니다. 내년 말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때 나오는 매물을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월세 물건만 사라지고 있습니다. 집값은 어느 정도 잡힐지 몰라도 전월세 비용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계속 고통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서울에서는 전세보다 자가가 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집마련이 절실해지는 요즘입니다.